서론
곤충 식품은 이제 단순한 미래 담론이 아닌, 실제로 정책과 제도 안에서 논의되는 식량 자원이 되었다.
유럽과 미국은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각국의 제도는 산업 성장과 소비자 수용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식용 곤충 관련 법률과 정책을 비교하며,
어떤 기준으로 곤충을 식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 본문
1. 식용 곤충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
기후 변화와 식량 안보 문제로 인해,
곤충은 고단백·저자원 소비형 대체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곤충 식품에 대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유럽과 미국은 서로 다른 정책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2. 유럽연합(EU)의 정책 방향: 신식품 규제 체계(New Novel Food Regulation)
EU는 곤충 식품을 **'노블푸드(Novel Food)'**로 분류하며,
2018년 이후부터 이를 공식적으로 식품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주요 특징:
- 사전 승인제도(Pre-market authorization):
식용 곤충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EFSA(유럽식품안전청)**의 독성, 영양, 알레르기 평가를 거쳐야 한다. - 승인된 곤충의 종류(2024 기준):
- 건조 또는 냉동 쌍별귀뚜라미
- 밀웜 유충
-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
- 메뚜기
(※ 가공 형태도 제한: 분말, 냉동, 건조 등 지정됨)
- 표기 의무: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곤충 원재료 사용 여부를 명확히 표기해야 함. - 회원국별 시행 차이 존재:
일부 국가(예: 프랑스, 네덜란드)는 적극적이지만,
독일, 이탈리아 등은 문화적 거부감으로 시장 확산이 느림.
장점:
- 소비자 안전 확보에 철저
- 국제 시장에서 신뢰도 높은 인증 체계 구축
단점:
- 승인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림(1~2년)
- 소규모 기업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음
3. 미국의 정책 방향: 상대적으로 유연한 규제
미국은 유럽과 달리 곤충 식품에 대해 보다 유연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FDA(미국 식품의약국)**은 곤충 식품을 별도로 규정하기보다는,
기존 일반 식품 규제 내에서 통합 관리한다.
주요 특징:
- GRAS(Generally Recognized As Safe) 기준 적용: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곤충은 별도 승인 없이도 유통 가능 - 사육 환경, 위생, 사료 기준만 충족하면 판매 가능
- 곤충 종류 지정 없음:
귀뚜라미, 밀웜, 바퀴, 메뚜기 등 다양한 곤충이 유통되고 있음 - 표기 방식 유연:
명확한 표기 기준은 없으며, 대부분 기업 자율에 맡김
장점:
- 시장 진입 속도 빠름
-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 중심의 산업 성장 활발
단점:
- 소비자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
- 정확한 영양성분, 알레르기 정보 미비
- 국제 수출 시 규제 미비로 인해 신뢰도 낮음
4. 정책 차이에 따른 시장 반응
법적 분류 | 노블푸드로 지정 | 일반 식품 범주 내 관리 |
승인 절차 | 사전 심사 필수 | GRAS로 유통 가능 |
산업 지원 | 기술 기반 R&D 지원 중심 | 스타트업·시장 중심 |
시장 확산 속도 | 느림 (신중) | 빠름 (유연) |
소비자 신뢰도 | 높음 | 낮음 (다소 혼란) |
이처럼 유럽은 규제 중심의 안정 추구,
미국은 혁신 중심의 시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5. 한국에 주는 시사점
한국은 유럽형과 미국형의 중간 지점에 있다.
식약처는 식용 곤충을 ‘식품 원료’로 개별 지정하여 승인하는 방식을 취하며,
기업 입장에서는 진입 장벽이 있는 동시에 제도적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 한국이 배워야 할 점:
- 유럽처럼 정확한 표기와 소비자 보호 기준 강화
- 미국처럼 스타트업,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 장려
- 해외 수출을 위해 국제 인증 제도(GMP, HACCP, EFSA 등) 연계 필요
6. 글로벌 곤충 식품 정책의 흐름 요약
- 🌱 유럽: 안전성 → 인증 중심
- 🚀 미국: 혁신성 → 시장 중심
- 🧩 한국: 규제와 유연성의 균형을 고민 중
앞으로 국제 사회는 표준화된 곤충 식품 관리 지침 마련을 통해
글로벌 유통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 마무리
곤충 식품은 각국의 문화, 법제도, 시장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유럽은 철저한 관리와 인증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반면,
미국은 빠른 상용화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은 이 두 흐름을 모두 참고하여,
소비자 신뢰와 산업 확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정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식용 곤충은 단순한 식품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식량 전략을 결정짓는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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