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식량산업

곤충 단백질은 비건 식품이 될 수 있을까?

news-info9474 2025. 10. 5. 11:33

🟢 서론: 곤충 단백질, 채식주의자도 선택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 사이 비건(Vegan) 식단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강과 환경, 동물 윤리까지 고려하는 식습관은 이제 개인의 취향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철학적 선택으로까지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곤충 단백질'은 고단백, 저지방, 친환경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체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과연 곤충도 ‘비건’ 식품이 될 수 있을까?

곤충은 동물이지만, 전통적인 축산물에 비해 사육 면적이 작고 탄소배출량도 낮으며, 고통 인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엇갈리는 등 다양한 윤리적 쟁점이 얽혀 있다. 또한 일부 비건 식단 사용자들은 곤충을 '절충 가능한 단백질 자원'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건의 정의는 다양하며, 소비자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명확하지 않다. 이 글에서는 곤충 단백질이 비건 식품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분석해본다.

 

곤충 단백질은 비건 식품이 될 수 있을까?


🟡 본론: 곤충 단백질과 비건 식품 사이의 경계

1. 비건의 정의 – 어디까지가 비건인가?
비건은 원칙적으로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식습관을 말한다. 여기에는 육류, 유제품, 계란은 물론, 꿀이나 젤라틴, 동물성 색소 등도 포함된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곤충 역시 엄연한 동물이며, 곤충 단백질은 비건 식품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소비 시장에서는 비건에도 여러 층위가 존재한다. 일부는 엄격한 완전 비건(strict vegan)을 따르지만, 일부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또는 에코 비건(Eco-vegan)**으로,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한 제한적 채식을 실천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는 곤충 단백질이 ‘더 나은 선택’으로 간주될 수 있다.

2. 곤충 단백질의 환경적 장점 – 비건 철학과의 접점
비건 식단이 추구하는 가장 큰 가치는 동물권 보호와 함께 환경 지속 가능성이다. 곤충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소나 닭보다 사료, 물, 공간이 훨씬 적게 들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현저히 낮다. 예를 들어 소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15,000L의 물이 필요한 반면, 귀뚜라미는 1kg 생산에 1,000L 미만의 물만 소비한다. 이러한 수치는 곤충 단백질이 환경 친화적이라는 비건의 핵심 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생명권을 절대시하지 않는 일부 윤리적 채식주의자라면 곤충 단백질을 '환경 비건 식품'으로 수용할 여지가 존재한다.

3. 고통과 생명윤리 – 곤충도 고통을 느끼는가?
비건 철학에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고통의 존재 여부다. 곤충이 고통을 인식하는가에 대한 과학적 논의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곤충이 신경계는 갖추고 있지만, 고통을 인식하는 ‘중추 신경계’는 부족하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실제로 많은 소비자는 곤충을 생명체라기보다는 식재료나 원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런 인식이 곤충을 ‘비건 허용’ 대상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사회적으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물성 식품이라는 점에서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4. 시장 내 수용 가능성 – 비건 소비자와의 접점 전략 필요
해외에서는 이미 일부 곤충 단백질 제품이 비건 시장에서 대체 단백질 또는 ‘환경식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브랜드는 '비건'이라는 표현 대신 '지속 가능한 단백질' 혹은 '환경친화적 선택'이라는 키워드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곤충 기반 제품을 비건 제품 옆 진열대에 배치해 실질적인 대체재로 제안하고 있으며, 기능성 소비자, 체험형 소비자, MZ세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곤충 단백질이 비건이냐 아니냐보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에 얼마나 부합하는가이다.


🔵 결론: 곤충 단백질은 비건이 아닐 수 있지만, 비건 시장 안에 들어갈 수 있다

곤충 단백질은 전통적인 기준에서는 비건 식품으로 분류되기 어렵다. 하지만 환경적 가치, 영양 효율, 생산 구조의 윤리성 등을 고려하면, 일부 비건 소비자와 친환경 식단 실천자에게 충분히 수용 가능한 식재료가 될 수 있다. 결국 곤충 단백질은 ‘비건이냐 아니냐’의 이분법적 판단보다는, 새로운 소비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식품군’의 일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실용적인 전략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소비자의 식탁 위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